[백광부의 신역학] "삼당숙 어르신 어디 가셨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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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부의 신역학] "삼당숙 어르신 어디 가셨느냐?"
  • 백광부
  • 승인 2019.10.1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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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화면 캡쳐)

생활 속에서 눈(雪)을 항상 마주하며 살아가는 에스키모 민족의 말에는 눈을 지칭하는 단어들이 수천개 이상 있다.

우리야 그저 싸락눈, 함박눈 등등 몇가지 없지만 에스키모 민족의 말에는 눈을 지칭하는 기본 어근이 15개가 있고 또 어근에 붙어서 한단어가 되는 어미들이 어근 하나당 수백개가 있다고 한다.  (참조 : https://bit.ly/2IXpuvi )

이는 에스키모 민족의 문화가 눈과 친근하기 때문에 생활의 필요에 의해서 눈이라는 단어를 의미 분화 시켜 수천개를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도 상대적으로 문화적으로 필요에 의해서 다른 나라에 비해 의미분화를 극단적으로 많이 만들어내는 대상이 있다. 바로 친족과 위계질서다.

외국에는 '삼당숙' '외재종숙모' 이런 단어들이 없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는 그런 단어들이 존재한다. 유교문화에서 친족과의 관계에서 위계질서를 잡을 필요가 있으니까 생활의 필요에 의해 의미분화를 시켜 새로운, 특유한 단어를 만든 것이다.

그런 단어가 없다면 "삼당숙 어르신 어디 가셨느냐?"라고 간편하게 말할 것을 "아버지의 부계쪽 팔촌 형제인 자네의 9촌 어르신 어디 가셨느냐?" 이렇게 장황하게 풀이한 것을 불편하게 말해야 한다.

매번 그렇게 장황하게 풀이한 단어를 쓰면 너무 답답하고 불편하다. 그래서 생활의 필요에 의해서 간단하게 하나의 단어로 삼당숙을 만들고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영어에도 몇째 엉클이라고 아저씨의 촌수를 계산하는 것이 있는데 우리처럼 모계, 부계 다 나눠서 매우 상세하게 구별하는 단어, 한단어는 없다.

한편 우리나라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단어의 의미분화가 되어 있지 않아 의미가 각각 매우 다른 내용을 그냥 단어 한두개에  퉁쳐서 사용하는 분야가 있는데 그게 바로 토론, 학문 분야다.

외국에서는 토론이나 지식축적, 학문 등의 문화가 발달해서 그 필요에 의해 관련 단어를 의미 분화시킨 다양한 단어가 있는데 한국은 전통적으로 그런 필요를 느끼지 못해서 다양한 단어, 명사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다.

그림에서 보시듯이 컨셉트와 컨셉션, 아이디어 등등 영어 단어들이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개념'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려진다. 또 컨셉트, 컨셉션과 아이디어가 개념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도 한국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거의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컨셉트라는 단어를 써야하는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컨셉션이라는 단어를 써야하는지 모른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창의의 문화가 없어서 창의와 관련해 의미를 분화시킨 단어가 한국에는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단어들은 토론, 학문, 철학을 위해서는 반드시 의미가 분화돼야 할 단어들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근대를 지나 21세기가 왔는데도 아직까지 의미 분화가 안돼 있다. 한국의 지식인들이 무능하고 게으르며 수준이 낮다는 것을 방증하고 한국은 학문과 철학, 토론 문화가 매우 빈약하고 지식 습득과 거리가 먼 문화라는 것을 방증한다.

이런 풍토에서 노벨상은 기대난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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