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광부의 신역학] 대통령이라는 명칭은 권위주의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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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부의 신역학] 대통령이라는 명칭은 권위주의적인가?
  • 백광부
  • 승인 2019.07.15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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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사진=청와대)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대통령'이라는 명칭이 너무 권위주의적이기 때문에 다른 명칭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과연 대통령이라는 명칭이 권위주의적일까?

대통령(大統領)의 클 대자는 하나라는 의미다. 대통령은 1인의 통령이라는 뜻으로서 '통령'에 대자를 가지고 수식한 것이다.

통(統)자는 실 사(絲)부에 채울 충(充)자가 결합된 형성자다. 통에는 여러가지의미가 있지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주된 의미는 합친다는 의미이다. 실을 가로 세로로 규칙있게 채워 넣어서 하나의 천으로 만드는 것, 즉 직조하는 것에서 '합친다'는 1차적인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파생된 의미가 여럿 나온다. 채울 때 규칙있게 씨줄과 날줄이 채워져야 하나의 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통은 규칙, 법이라는 뜻도 가지며 법이라는 의미, 그리고 거느리다, 다스리다, 조화롭다라는 파생된 의미도 가진다.

즉 통(統)의 정확한 뜻은 '여럿을 합침', '법에 의한 다스림(法治)'등이다. 이러한 뜻에서 권위주의와 연결은 어렵다.  통(統)이라는 것은 오히려 가치적극적(approve)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즉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용어가 바로 통(統)이다.

령(領)이라는 글자는 하여금 령(令)에 머리 혈(頁)자가 결합된 형성자이다.

하여금 령(令)은 하게끔 하는 주체의 존재가 전제되어 있는데 그 주체가 명(命, 名)이다. 령(令)을 좀 더 구체화한 글자로서, 즉 하게끔 하는 주체인 명(命,名)으로서 머리(頁)를 밝힌 형성자가 령(領)이다.

즉 '어떤 조직체의 계통상 최고의 령(令)'이 령(領)이다. 다스리다, 우두머리 등의 뜻이 여기서 파생돼 나온다. 

절대왕정에서는 왕의 령(令)이 령(領)이 되며. 대한민국같은 민주공화국에서는 국민의 령(令)이 령(領)이 된다.

령(領)은 가치중립적인 개념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헌법을 가진 법치주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통령'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반영하고 있는 단어다.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권위주의적일까? 아니다 오히려 권위주의와 정반대다.

일반적으로는 대통령이라는 용어는 통치구조론상의 용어이다. 즉 계통의 범위를 국가통치구조로 한정한 것이다.

이렇게 계통의 범위가 국가통치구조로 한정되었다면 대한민국 헌법상 행정부수반이며 동시에 외교, 국방등의 최고국가의사를 담당하는 그 누구를, 통치구조안에서 그 외 기타의 기관, 담당자들과 구별하면서, 가리키는 말에 대통령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적당하다.

대통령이라는 용어가 쓰인 역사적 배경을 보면, '승정원일기'에 고종이 미국의 국가원수를 대통령이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는데 승정원에서 미국의 국가원수를 왕이라고 표기하지 않고 대통령이라고 표기한 것은 왕과 대통령의 다름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봐야한다.

비슷한 시기 유길준이 쓴 '서유견문'에도 '대통령'이라는 칭호가 기록되어있는데 서유견문에서는 미국의 '합중정체(合衆政體)'를 국민들이 함께 다스리는 정치 체제라고 소개하면서 합중정체에서는 임금 대신에 대통령이 통치한다는 기술을 하고있다.

우리 나라에서 대통령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되었을 때부터 최고 주권자가 국민이라는 개념과 민주 공화국의 개념을 이해하면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대통령 대신에 새로운 명칭을 고려해본다면 '代議護民官長'이라고나 할까? 순한글로 한다면 '어금나라일꾼'정도의 용어로 대통령이라는 명칭을 대신할 수 있겠다. 하지만 굳이 그런 용어를 쓰면서 혼란과 많은 비용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  

대통령이라는 명칭은 오히려 자유 민주공화국의 가치에 부합하는 아주 훌륭한 명칭이다. 권위주의와 정반대의 명칭으로서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나타내는 단어다.

대통령이라는 명칭이 권위주의적이라며 명칭 변경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한자교육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본적인 한자어만 알아도 그런 주장은 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한자를 모르니 명사나 어떤 대상의 이름을 마구 아무 것으로 지어 부르고 개념이 없다. 한국 지식인, 대학생들의 문해력이 OECD최악인 것도 한자교육이 부실한 탓이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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